초콜릿과 관련된 오래된 속언인데요. 이 말처럼 초콜릿을 안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을 거에요. 맛도 맛이지만 편의점부터 백화점까지, 어디서든 편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이나 그러하죠. 그런데 초콜릿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시는 분 있나요? 초콜릿이 카카오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알지만, 카카오가 어떻게 초콜릿이 되는지 아는 분은 많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정말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카카오빈 선별 > 로스팅 > 잘게 분쇄 > 껍질 제거 > 그라인딩(곱게 으깨기) > 콘칭(수분/산 제거) > 템퍼링(온도 조절) > 몰딩 > 포장의 과정을 거쳐 완제품이 되는데요. 복잡한 공정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초콜릿 가게들은 대형 초콜릿 업체들이 만든 초콜릿 블록(커버춰)을 녹여 만들곤 하죠.
커버춰를 쓰지 않고 직접 카카오빈을 로스팅하고 갈아서 만드는 초콜릿을 빈투바(Bean to bar)라고 합니다. 소규모로 제조해도 100시간 정도가 소요되고, 쉽지 않은 공정 탓에 국내에서 빈투바를 직접 생산하는 업체는 많지 않은데요. 2011년에 초콜릿을 만들기 시작한 카카오다다의 시작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원재료인 카카오빈부터 장비도, 노하우도 알려지지 않았던 척박한 시장을 걸어왔기 때문이죠. 오늘은 애호가를 위한 크래프트 초콜릿을 만드는 브랜드, 카카오다다의 윤형원, 고유림 대표를 만나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브랜드 한 겹: zero to one, bean to bar
가장 좋아하는 초콜릿을 생각했을 때 머릿속에 어떤 것이 떠오르나요? 저는 가나, 허쉬, 토블론 등 브랜드 위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균일한 맛을 내는 레시피로 만들어지는 브랜드 초콜릿과 달리, 크래프트 초콜릿은 같은 원물이라도 메이커에 따라서 다른 맛과 형태로 나올 수 있어요. 카카오다다 윤형원 대표는 만드는 사람의 비전이나 철학에 따라서 맛이 변할 여지가 많고, 본인이 하나씩 만들어 나가면서 다른 맛이 나는 작업들이 크래프트에 잘 부합하는 속성인 것 같다고 말합니다. 빈투바이기에 시작점부터 본인이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이죠.
카카오다다가 빈투바를 만들게 된 것도 같은 이와 같은 매력 때문입니다. 초콜릿 시장에서 빈투바라는 무브먼트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시도하고 싶었지만, 한국에는 원물인 카카오도, 기계도, 알려줄 사람도 없었어요. 제로부터 시작해야 하는 척박한 상황이었는데요. 다행히도 윤형원 대표는 무언가에 꽂히면 몰두하고 연구하는 성격이라, 개척되지 않은 세계가 오히려 재미있었대요. 카카오빈이라는 원물에 꽂혀서 하나씩 해온 것이 지금의 카카오다다가 되었죠.
브랜드 두 겹: 어떤 초콜릿을 팔 것인가
카카오다다의 초콜릿에는 몇 가지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초콜릿마다 산지와 퍼센트가 나와 있는 건데요. 탄자니아, 마다가스카르, 에콰도르와 같이 카카오빈의 산지가 나오고, 몇 퍼센트가 들어갔는지 소개하고 있죠. 마치 싱글오리진 커피를 보는 것과도 같은데요. 카카오다다를 처음 맛본 사람들은 대부분 ‘원래 초콜릿은 이런 맛이 나나요?’, ‘신맛이 나는 게 맞아요?’, ‘뭘 넣은거예요?’ 등의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해요. 직관적으로 ‘맛있어!’라고 말하는 아이들과는 달리, 초콜릿에 대한 맛이 어느 정도 고착화된 어른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인 것이죠.
고유림 디렉터는 무언가에 꽂혀서 좋아하는 ‘애호가’들이 초콜릿을 파고들 때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게 아쉬웠대요. 싱글 오리진 초콜릿이 있어도 같은 커버춰를 쓰기 때문에 한 회사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그런 분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주고 싶어서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크래프트 초콜릿을 고집한다고 합니다.
💡 콘텐츠 전문을 읽고카카오다다가 빈투바를 고집하는 이유와 애호가를 위한 크래프트 정신에 대해 알아보세요